해양레저 바로알기 20. 우리나라 해양레저산업 육성 방향 (2024)

해양레저 바로알기 20. 우리나라 해양레저산업 육성 방향 (1)

[현대해양]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말은 시대마다 다르게 불렸다.2000년 이전만 해도X세대(1970년대생)가 대표적이었다면 최근에는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밀레니엄에 성인이 된 세대인 밀레니엄 세대(1980년대~1990년대 중반)와 함께MZ세대는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명칭이 되었다.2022년 헤럴드 경제는MZ세대의 핵심 특징으로 ‘다양성’과 ‘여가 중시’, ‘자기중심’이 있다고 발표하였다. 이 중X세대와 공통적인 것으로는 ‘자기중심’이 있다. 이는 개인주인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것으로써 수십 년째 젊은 세대의 특징으로써 이 점은 변하지 않고 있다. 반면Z세대만의 특징으로 주목할 점은X세대에는 없었던 ‘여가 중시’이다.

기성세대에게 일을 한다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다. 국민 대다수가 자산이 없었으니 내가 살고 가족이 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 일을 해야 했다. 한국 노동운동을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인故전태일 씨가1970년 정부에 보낸 편지에는 하루16시간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러한 시대에 여가생활이나 레저 활동은 정말 꿈같은 얘기였지만, 절대빈곤 없이 부모의 지원 아래 다양한 경험과 새로운IT기술 및 온라인 환경에서 자라온 젊은 세대에게 쉬고 즐기는 레저 활동은 일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해양레저 활동은 다른 레저 활동보다 돈과 시간,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사용해야 하는 장비를 배우고 실력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장비 구매와 관리, 이용에 비용과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해양레저가 선진국형 레저 활동으로 불리는 것이다.

특히, 해양의 개척정신과 맞물려 강한 도전의식과 협동심을 중시할 뿐만 아니라 바다 항해의 기술과 자격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지는 약자를 우선시 하는 시맨쉽(Seamanship)은 실력과 공정함을 중요시하는 요즘 시대정신과도 맞물린다.


대한민국은 왜 해양레저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가?

해양레저는 돈과 시간만 있다고 발전하는 레저 활동은 아니다. 해양이라는 공간, 레저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외부 환경면에서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고 내수도 풍부하며, 3천 개가 넘는 섬이 있다. 매우 크지는 않지만 서핑을 즐기기에 충분한 파도가 있고 3면의 바다에서는 낚시하기에 적합한 계절별로 다양한 어종이 풍부하다. 곳곳의 맑은 바다는 스쿠버 다이빙에 부족함이 없으며, 많은 섬들은 다양한 보팅과 요팅을 가능할 수 있게 해준다. 과거부터 한반도는 이미 해양레저에 최적화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었지만, 해양레저 활동을 할 수 있는 국민의 소득수준과 여가시간이 이제야 준비되었을 뿐이다.

한국이 국민소득 3만 달러까지 오는 과정에서 등산, 스키, 골프, 캠핑 등 활발했던 여러 레저 활동들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많은 국민이 개별적으로 즐겨하고 있지만 레저 활동을 위한 장비제조산업까지 국산화를 이루고 일자리를 만들어 낸 레저산업은 드물다. 해양레저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우리나라의 조선, IT, 자동차, 섬유산업과 관련성이 매우 높다. 해양레저산업의 체계적 발전과 육성은 비단 국민의 힐링과 활발한 레저 활동뿐만 아니라 제조산업 측면에서도 일자리와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해양레저산업 육성의 시작, 해양레저산업 발전 기본법 제정

해양레저 장비에 대한 정의, 인증, 개발지원 뿐만 아니라 장비를 이용하고 사용하는 인프라 구축, 사용하는 사람들의 질서까지 하나의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명확한 법적 기준과 근거 법률이 필요하다. 각종 용어에 대한 정의 미비와 관련 법률과의 충돌 등 산업이 발전할수록 모호해지는 지점들이 늘어나게 될 뿐만 아니라 해양레저산업에 대한 기본법이 없으므로 법률간 용어의 혼재와 혼선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산업 초창기라는 특성상 인프라 구축 등에 다양한 정부사업 추진과 많은 정부 재정이 투입되어야 하나, 해양레저 산업 육성에 관한 법이 없으므로 관련 사업발굴과 재정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정부 내 전담 조직구성과 전문인력 확보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으며 예산 부서 입장에서도 지속적 재정 투입이 어렵다. 이는 중장기 사업계획의 수립과 추진을 어렵게 만들어 사업의 지속성은 물론 연속성 있는 사업개발보다는 단기성과 중심의 사업에 집중됨으로써 산업 성장이 크게 저해된다. 해양레저산업 발전 기본법 제정은 대한민국 해양레저산업 육성의 시작이자 뿌리이다.


해양레저 교육으로 안전한 해양레저 기반 마련

해양레저 교육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해양레저 장비에 대한 개발과 정비, 유지보수를 위한 전문 기술자를 양성하는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해양레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응급조치 역량교육과 안전의식 함양 교육이다. 해양레저 장비는 보트와 요트, 서핑보드 등의 완제품뿐만 아니라 어탐기, 레이더, 낚시 릴, 해상엔진 등 기자재가 있다. 물론 이 장비들은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양레저 장비는 해양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보다 가벼우면서 견고하고 다루기 쉬우면서 고장도 적어야 한다. 더불어 디자인까지 우수해야 하니 세계적인 제품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해양레저 장비업체는 지속적인 연구와 제품 개발에 많은 자원을 쓸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러한 사업에 대한 과제 개발은 물론 개발을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장비를 개발하는 연구개발 인력과 장비에 대한 정비 인력을 이원화 하여 육성함으로써 제품개발 인력수요와 유지보수 인력수요를 채울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해양레저 사용자에게는 장비를 잘 관리하고 사용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평상시 제대로 장비를 관리한다면 해양레저 활동 시에 문제 발생 빈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비의 구조에 대한 이해와 정기적인 정비관리는 물론이고 응급상황 발생 시 조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우수한 제품의 개발, 평상시 정기적인 정비, 응급 시 조치 등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때 안전한 해양레저 활동이 가능하다.

이러한 교육 중 체계적이고 장기적 학습이 필요한 부분은 대학에서 전공과목 개설로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 한국은 해양레저 전공이 없지만 기계와 관련된 마린 엔지니어링과 보트 건조는 이미 선진국의 대학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학이 갖고 있는 취업에 대한 부담을 업계와 함께 준비한다면 계약학과 같은 형태로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업계는 채용할 사람을 얻고 학계는 취업할 학생을 내보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 수 있다.

해양레저 바로알기 20. 우리나라 해양레저산업 육성 방향 (3)

해양레저 장비를 보관·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보트, 요트을 비롯하여 낚시, 서핑, 스쿠버 다이빙 등 해양레저 활동을 위해서는 장비를 보관, 이용하기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장비가 크고 물에서 이용하는 만큼 태풍, 폭풍 등 높은 파고와 바람으로부터 안전하게 장비를 보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자동차 산업에서의 인프라를 도로라고 부른다면 마리나와 같은 계류시설이 해양레저의 인프라로 불리우는 이유이다.

마리나는 계류 측면에서 육상계류와 해상계류가 있다. 대형보트와 요트 등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레저선박은 해상계류를 하며 트레일러로 슬립웨이를 이용한 상·하가가 가능한 소형 레저선박은 육상계류를 선호한다. 해상에 계류된 선박은 빠른 입출항이 가능한 장점은 있으나 해상계류비용이 육상계류보단 비싸며 물에 잠긴 선박하부를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관리해야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우리나라 동력수상레저기구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형레저보트는 트레일러로 이동이 가능하므로 굳이 수상계류를 할 이유가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리나 육상계류장보다 저렴한 육상 보관소를 이용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적 환경에 적합한 아파트와 같은 형태인 드라이 스텍(Dry Stack)이 설치된다면 적은 공간에서 다수의 레저보트를 보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에 부품 판매소, 수리소, 주유소 등 시설이 함께 입주할 수 있어 레저선박에 적합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다수의 레저선박이 계류된 마리나는 부동산 개발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곳이다. 인근에 쇼핑, 숙박, F&B 등 다양한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을 함께 구성하여 수변개발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해양레저와 해양관광의 거점이 된 선진국의 사례들은 참고한다면 이제 우리나라의 마리나도 단순 계류장뿐만 아니라 수변개발이 함께 이루어지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해양레저에 호의적인 사용자 증가

해양레저 활성화에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용자가 원하고 있는가이다. Z세대가 여가를 중시한다고 응답한 것처럼 리서치를 통해 각 연령층에서 해양레저 활동에 호의적이며 앞으로 더 다양한 해양레저를 즐길 것이며 많은 소비를 할 것이라는 응답결과가 있다. 젊은 층은 서핑이나 수상스키 등 보다 역동적인 것에 선호도가 높았으며 중·장년층은 보팅, 요팅이나 낚시 등 상대적으로 정적인 해양레저 활동을 선호했다.

1700년 이후 자료를 보면 국가 GDP 순위에서 한국은 처음으로 1990년대에 이르러야 비로소 15위권 이내로 진입했다. 2020년에는 10위권까지 올라가는 등 역대 최고의 국가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의 경제전망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지표들도 많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국민이 높은 생산성을 내야만 한다. 1970년에는 하루 100원을 벌기 위해 16시간을 일해야만 했던 생산성이었지만 2024년에는 최저임금제도에 따라 하루 8시간을 일하면 약 7만 8,000원을 벌 수 있다. 쌀값으로 당시와 물가 비교를 해보면 쌀 한가마니(80kg) 가격이 1970년 약 5,700원이고 2024년은 약 40만원이니 70배가량 오른 것이다. 1970년의 100원은 현재의 7,000원 정도이므로 단순 계산해 봐도 당시보다 절반인 8시간을 일하고도 인건비는 700배가 오른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민의 높은 교육수준과 국가의 성장을 통해 국민의 생산성을 높여 최저 인건비의 향상을 가져왔다.


해양레저는 풍요로운 대한민국의 또 다른 상징

20세기에는 물질적인 것들이 풍요로운 모습을 상징하였다. 자동차, 전화기, 전축, TV, 아파트 등 그 전에는 인류가 가져보지 못했던 제품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 풍요로움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충분히 쉬고 즐길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그것을 대체하고 있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면 소득을 올리기 위해 더 일을 해야 하지만 그 단계를 넘어섰다면 주어진 시간과 여유로 힐링을 위한 레저 활동을 할 수 있다.

가족 관점에서 바라보면 가족 구성원이 노력하고 발전하여 열심히 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노력하여 한 단계씩 성장하는 것을 바랄 것이다. 국가도 국민이 성장하고 발전해야 국민에게 나은 환경과 여건을 마련해 줄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은 여유로워질 수 있고 물질도 풍요로워질 수 있다.

해양레저산업을 명확히 이해하고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정책과 전략이 이어진다면 건강한 국민, 늘어나는 일자리, 국가와 지역의 발전 등 풍요로운 미래의 대한민국에 해양레저산업이 분명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해양레저 바로알기 20. 우리나라 해양레저산업 육성 방향 (4)그동안 ‘김충환의 해양레저 바로알기’를 애독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22년 11월부터 시작했던 연재가 약속했던 20회를 끝으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해양레저산업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와 산업 육성 방향과 공감을 얻고자 시작했던 글이 마무리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응원이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그 성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대한민국 해양레저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충환 올림 -

저작권자 © 현대해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양레저 바로알기 20. 우리나라 해양레저산업 육성 방향 (5)

김충환 경영학박사·경기도청 전문위원다른기사 보기

해양레저 바로알기 20. 우리나라 해양레저산업 육성 방향 (2024)
Top Articles
Latest Posts
Article information

Author: Carlyn Walter

Last Updated:

Views: 6270

Rating: 5 / 5 (50 voted)

Reviews: 81% of readers found this page helpful

Author information

Name: Carlyn Walter

Birthday: 1996-01-03

Address: Suite 452 40815 Denyse Extensions, Sengermouth, OR 42374

Phone: +8501809515404

Job: Manufacturing Technician

Hobby: Table tennis, Archery, Vacation, Metal detecting, Yo-yoing, Crocheting, Creative writing

Introduction: My name is Carlyn Walter, I am a lively, glamorous, healthy, clean, powerful, calm, combative person who loves writing and wants to share my knowledge and understanding with you.